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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아잔타 석굴사원, 정녕 인간이 만들었습니까? - DAY 05

by Reminiscence19 2019. 6. 26.

인도 배낭여행 다섯째 날 - 경이로운 아잔타 석굴 사원 (Ajanta), 잘가온(Jalgaon)으로 이동

  • 아우랑가바드에서 아잔타 가는 길
  • 아잔타 석굴사원
  • 아잔타에서 잘가온 가는 길
  • 잘가온(Jalgaon) 도착 후, 역 근처에서 하룻밤 보내기

썸네일-인도 배낭여행 다섯째 날 - 경이로운 아잔타 석굴 사원 (Ajanta), 잘가온(Jalgaon)으로 이동


1월 8일 (화)

아우랑가바드에서 아잔타 가는 길

오전 8시에 아우랑가바드 유스호스텔 앞에 도착하는 아잔타(Ajanta)행 버스를 타기 위해 일찍부터 서두른다. 어제저녁 7시부터 잠이 들어 그런지 몸은 가뿐하고 깔끔하다. (한국 시간으론 밤 10시 반이니 아직 시차 적응을 못한 듯 ㅋ)

같이 가기로 한 친구들을 기다리며 유스호스텔 로비에 앉아 있는데 아우랑가바드로 여행 왔다는 인도 대학생 대여섯 명이 내 주위에 앉는다.

그러더니 내 입맛에 짝짝 달라붙는 인도차 "짜이"까지 대접하며 이것저것 또 물어보기 시작한다. 특히 이 넘들은 내 찰랑찰랑한 머릿결을 어찌나 부러워하는지 예의상 한번 찰랑~ 하고 흔들어 준다. ㅋ

"우와~"
감탄사는 한국이나 인도나 비슷하다. ㅋㅋㅋ

이런저런 얘기하며 놀고 있는데 같이 가기로 한 친구들이 나온다. 나온 친구들이 여자 두 명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싸~해 지는 것이 이상하다.15Rs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버스정류장으로 나선다.


버스에 올라타니 어제 투어버스를 같이 탔던 일본인이 타 있었다. 어찌나 반갑던지...ㅋㅋㅋ 이야기는 많이 못 나누었지만 여행 중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나면 왠지 모를 동질감에 정이 가게 마련인가 보다.

버스는 이후 몇 정거장을 지나 한 곳에서 손님들 여럿을 또 태운다. 어찌 들리는 목소리들이 익숙하다 했더니 한국인들이 우르르 올라탄다. ㅋㅋㅋ

"인도로 가는 길"이라는 단체배낭팀이었다. 덕분에 심심하지 않고 재미있게 아잔타까지 갈 수 있었다. 특히 요금 지불 시에 개인 95루피 달라는 것을 같은 일행이라 빡빡 우겨대서 80루피만 냈으니 꿩 먹고 알 먹고!!!

아잔타(Ajanta)로 향하는 버스는 중간중간 티타임(Tea Time)도 가지며 너무나 여유롭게 달린다. "인도로 가는 길" 팀에 계시던 아주머니 아저씨(남매지간인 듯)께서 사주시는 차와 쿠키 열대과일들도 얻어먹고, 혼자 다니는데 힘들겠다며 슬쩍 찔러 주시는 피로회복제도 얻어먹으며 룰루랄라~ 아잔타(Ajanta)로 향한다.


아잔타 석굴사원

아우랑가바드(Aurangabad)에서 아잔타(Ajanta) 석굴 입구까지는 3시간 남짓 걸렸다. 입구에 있는 Cloak Room에 짐을 맡기고 석굴 쪽으로 걸어간다. 입장료는 5$.

입구에 들어서니 역시나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옐로라 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깎아질 듯한 절벽을 밖에서부터 파고 들어가 만들어 놓은 27개의 석굴은 정교함이나 건설 당시 난이도를 감안할 때 엘로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났다.

또한 전체적으로 말발굽 모양으로 석굴이 나열되어 있어 입구에서 한눈에 들어와 시각적으로도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아잔타-석굴사원-전경
▲ 아잔타 석굴사원 전경 - 말굽 모양의 계곡을 따라 27개의 석굴이 줄지어 있습니다.
정성스런 아잔타 석굴 복원 작업 중
▲ 정성스레 아잔타 석굴 복원 작업 중...
사원 내부 벽화도 정성스레 복원 중
▲ 사원 내부 벽화도 정성스레 복원 중입니다.


유명한 벽화가 있는 1번 굴이 너무 붐벼 2번 굴부터 차례로 둘러보기로 한다.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각각의 동굴마다 약간의 해설을 해 놓은 Lonely Planet 가이드 북을 보며 읽으며 꽤나 흥미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

붉은 옷을 입은 티베트 승려들은 오체투지를 하며 석굴을 돌고 있었고, 한 허리 굽은 노파는 석굴에 새겨진 수많은 석상 하나하나 마다 경의를 표하고 있다. 그들이 믿는 종교가 진리일까? 과연 진리란 무엇일까? 해답 없는 질문 이전에 그처럼 공을 들이는 그네들의 모습에 성스럽다는 생각과 안타깝다는 생각이 교차한다.

말발굽 형태의 아잔타 석굴 사원 전경
▲ 말발굽 형태의 아잔타 석굴 사원 전경
아잔타 석굴사원
▲ 아잔타 석굴사원
계곡 옆 절벽에 세워진 아잔타 석굴사원
▲ 계곡 옆 절벽에 세워진 아잔타 석굴사원


대충 둘러보았는데도 3시간이 훌쩍 지났다.
잠시 쉬기 위해 구석에 앉았는데 순간 같이 사진 찍자는 인도 사람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 ^^ 사진 찍으러 줄까지 섰으니...ㅋㅋㅋ 참으로 재밌는 사람들이다. 내가 그렇게 멋있나? 하하 ^^;; lol~

세계사 교과서에서 보았던 그 유명한 성화를 1번 굴에서 마지막으로 본 후 다시 버스 정류장 쪽으로 나왔다. 나오는 길에 티베트 승려 수십 명이 단체사진을 찍으려는 듯 우왕좌왕하는 것이 무척 흥미로워 다가갔다. 그리곤 사진 찍으시려는 노스님께

"제가 찍어드릴까요?"
하니 고맙다며 커다란 카메라를 맡기신다. 앵글을 잡고 섰는데 왜 그리 서로서로 혼란스러운지, 스님들이 말이 너무 많다.

"주목!!! 여기 좀 보란 말이야!"
한참 후에야 셔터를 누를 수 있었고, 이 신기한 모습에 여기저기서 셔터가 터진다.

세계사 책에서 봤던 아잔타 석굴 벽화사원에 참배오신 순례객들
▲ 세계사 책에서 봤던 아잔타 석굴 벽화, 사원에 참배오신 순례객들...
티베트 불교 승려들 단체사진
▲ 티베트 불교 승려들 단체사진 ^^


이곳 아잔타에선 한국인 여행자를 상당히 많이 만날 수 있었는데, 몇 년 사이 불어온 인도 여행 열풍이 사실인가 보다.
호주에서 딸과 딸의 남자 친구까지 데려온 한 아저씨도 요즘 인도 어딜 가나 한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며 이토록 갑자기 많아진 이유를 궁금해한다.

"제가 아나요? 뭐... 저도 여기까지 온 게 신기하네요"

아무튼 그 아저씨한테 우리가 갈 잘가온(Jalgaon) 정보와 타도 시 정보도 얻었다. 쌩유~


아잔타(Ajanta)에서 잘가온(Jalgaon) 가는 길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사람들로 꽉꽉 들어찬 만원 버스에 몸을 실어 잘가온(Jalgaon)으로 향한다. 쇼바(^^) 없는 버스 덕분에 땅의 굴곡을 그대로 느끼며, 또한 가끔씩 출몰하는 개, 소, 염소들을 이리저리 피해 가며 느릿느릿 한적한 시골길을 달려간다.(28Rs)

중간중간에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하다 보니 이제 숨 쉴 공간은 좀 생긴다. 그리고, 어느 정류장에서 한 깔끔하고 점잖아 보이는 아저씨 한분이 타신다. 버스에 방금 탄 그 신사는 자리에 앉아있던 깡마른 노인 보고 뭐라 뭐라 하더니 그 할아버지는 한마디 못하고 다른 쪽으로 물러난다.

그 거만한 아저씨는 아무 거리낌 없이 의자에 앉아 외국인인 우리를 힐끔 쳐다보더니 뻔뻔스러운 모습으로 창밖을 바라본다. 이런 게 카스트 제도인가? 아직도 이 나라에 카스트 제도가 뿌리 뽑히지 않았구나... 생생한 광경을 직접 바라보며 속으로 그놈을 실컷 욕해주었다. ㅠ..ㅠ

한편, 계속해서 서서 가는 내가 안되어 보였던지 운전사 바로 뒤 거꾸로 앉는 자리에 옹기종기 앉아 있던 친구들이 나한테 손짓한다. 서로서로 바짝 밀착하더니 나보고 앉으라며 조그만 자리를 마련해 준다. 하지만 내가 앉기엔 그 자리가 너무나 좁았고, 나이 많으신 분들도 많았기에 정중히 사양했다.


잘가온(Jalgaon) 도착, 그리고 하룻밤

드디어 잘가온(Jalgaon)에 도착했다!  유명하지 않은 잘가온이라는 도시에 온 이유는 보팔, 산치 쪽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기 위해서다. 버스 정류장에서 잘가온 역까지는 오토릭샤를 타고 간다.(5Rs) 인도에서 처음 타보는 오토릭샤! 그 후로 숱하게 타보았지만 역시 처음이라 그런지... 유후~ 신난다~~ 생각보다 빠르다. ㅋ

인도의 각 역에는 새벽 열차 승객을 위한 숙박시설인 Retiring Room이 있다. 거기서 하룻밤 묵을 요령으로 가니 2인실 밖에 없다 한다. 젠장... 내가 바닥에 잔다 해도 막무가내다. 웃돈을 주겠다는 말도 거절한다. 이런 융통성 없는 사람을 봤나! 쳇...

결국 근처 호텔에 숙박을 했다. (무척이나 좋은 곳이었지...^^;;) 그냥 Retiring Room 2인실에서 묵을 걸 그랬나 싶다. ㅋㅋㅋ

인도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한국 집에 전화를 했다. 뭐... 별 특별한 얘긴 없었지만, 아직 무사히 살아있다는 일종의 생존 보고이기도 하다. 47초에 35루피... 너무 짧았나?

아무튼 그렇게 그렇게 벌써 인도 배낭여행의 5일째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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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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