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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독립기념일 카주라호 사원 탐방 - DAY 23

by Reminiscence19 2019. 7. 6.

인도 배낭여행 스물 셋째 날 - 인도 독립기념일 카주라호 사원 탐방, 미투나상

  • 인도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 카주라호 서쪽 사원군 (Western Temple)
  • 카주라호 자이나교 사원
  • 카주라호 동쪽 사원군 (Eastern Temple), 아이들과 유쾌한 시간
  • 카주라호에서 기차표 예매하기
  • 밤새 계속되는 독립기념일 기념 공연

썸네일-카주라호


1월 26일 (토)


인도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아침부터 밖이 시끌벅적하다. 나가보니 거리에서 가장행렬 같은 퍼레이드를 한다. 춤추는 아이들도 있고, 노래하는 아이들도 있고, 각종 가면 쓰고 줄지어 가는 아이들도 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그 행렬을 지켜본다.

오늘이 무슨 날인가? 가이드북을 들추어 인도 국경일 부분을 찾아보니 오늘이 바로 독립기념일이란다.

아하!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아이들이 입은 각각의 의상과 행동들이 이젠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중 가장 볼만한 것이 경운기 위에 미국의 9.11 테러의 장면을 폐휴지와 각종 병으로 형상화 해 놓은 것이었다. 워낙 높게 만들어 가는 도중 전깃줄에 걸려 약간 부서지는 일도 있었지만(ㅋㅋㅋ),

이래저래 볼 것 많은 가장행렬이었다.

카주라호-인도독립기념일에
▲ 오늘은 인도의 독립기념일... 이른 아침부터 아이들의 가장행렬이 시작됩니다.
인도독립기념일-카주라호-퍼레이드
▲ 퍼레이드에 농기계 트랙터 등장 ㅋ
인도독립기념일-카주라호-트랙터위-가장행렬
▲ 트랙터 위 가장행렬 아이들
인도독립기념일-카주라호-911테러를-표현한작품
▲ 911 뉴욕 월드테레이드 센터 테러를 표현한한 작품이 인상적입니다.

 

카주라호 서쪽 사원군 (Western Temple)

카주라호는 지금으로부터 1천 년 전 이곳에서 번성한 "달의 신"인 찬드라의 자손이라 칭해지는 찬델라(Chandella) 왕국이 그 최고 전성기(950년-1050년)에 세운 사원 도시이다.

특히 이곳의 사원은 사원 외부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미투나상(남녀 교합상)이 대표적 볼거리인데 워낙에 적나라하게 조각해 놓아 사람들의 얼굴을 확확 달아오르게 만든다고 하니 마음 단단히 먹고 조각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살펴봐야겠다. *^^*

카주라호-서쪽유적군-사진
▲ 카주라호 서쪽사원군은 유적지가 전체적으로 매우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한때 이곳엔 85개의 사원이 있었다 하나 이슬람 세력이 이곳을 정복했을 때 사원의 조각들이 너무나 적나라해 파괴해버리는 바람에 현재는 22개만 남아있다고 한다. 그 대담한 표현이 내심 기대도 된다. 유후~~~

카주라호 서쪽 사원군(Western Temple)에 도착하여 입장료로 무려(^^) 5$를 내고 입장한다. 먼저 엄청나게 깔끔한 정원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사원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우선, 락시미나 사원부터 차근차근 살펴본다.

와~ 한마디로 사원 외곽의 조각이 무척 화려하다. 마치 정교한 조각상들을 하나하나 쌓아 올려 사원을 만든 것처럼 느껴진다. 어느 조각 하나 소홀히 그냥 넘어갈만한 게 없다.

아침햇살에 명암을 뚜렷이 드러내며 미소 짓는 조각상들이 마치 살아 움직일듯하다. 모두 다 뛰어나와 한바탕 춤이라도 추려는 듯하다. 역사적으로 논란이 되었다는 에로틱한 느낌은 내겐 크게 와 닿지 않았다. 타락한 세상에서 워낙 못 볼 것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 사원 외부 조각들은 하나의 훌륭한 예술품으로 느껴지지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남녀 교합의 미투나 상 역시 아주 자세히 찾아야만 몇 개 찾을 수 있을 정도였다. 남녀 교합상 외의 대부분 조각은 남녀가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남자의 손이 대부분 여자의 엉덩이나 가슴에 있다는 점이다.

카주라호서쪽유적군-조각들카주라호-조각들
▲ 카주라호 서쪽 사원군, 마치 카마수트라 조각들로 사원을 세운 듯 정교한 조각들이 인상적입니다.
카주라호-Devi Jagadamba
▲ Devi Jagadamba & Mahadeva Temples

사원 내부로 들어가 본다. 어둠침침한 실내에서 코를 톡 쏘는 시큼한 냄새가 진동한다. 이게 무슨 냄새였더라? 어디서 많이 맡아본 냄새 같은데...

아하! 그러고 보니 아우랑가바드의 다우라타바드 정상에 올라갈 때 통과했던 동굴에서 났던 냄새와 비슷하다. 아니나 다를까 천장 위를 보니 박쥐들이 빼곡히 들어차 찍찍대고 있다. 으흐... 징그러~

사원 안의 각종 조각들도 매우 볼만하였다. 특히 사원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빛에 반사된 조각들의 모습은 눈으로 밖에 담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리저리 구경하고 있는데, 사원 내 안내원이 신전 위로 올라가자고 한다. 따라 올라갔더니 이것저것 설명을 해준다. 설명을 잘 들은 후에, 결국 보시 차원에서 5루피를 신전 앞에 헌금한다. ㅋㅋㅋ (어두워서 볼 것도 없었는데 괜히 올라갔다.)

뒤에 온 힌두교도들은 내가 올라갔던 그곳엔 감히 올라오지도 못하고 신전 앞에 엎드려 공을 들이고 있다. 내 앞에 엎드려 절하고 있는 사람을 두고 신전 위에서 터벅터벅 내려올 때 어찌나 민망했는지 모른다. 나한테 절하는 것도 아닌데 ㅋㅋㅋ

카주라호 서쪽 사원 군에는 이러한 사원이 11개 정도 흩어져 있다. 좋은 것도 자꾸 보면 지겹다 했던가? 각 사원이 모두 아름다운 조각들로 채워져 있지만 내 눈엔 대부분이 비슷비슷하여 그 첫인상의 신선함은 오래가지 않는다.

인도인들이야 그 사원 안에 모셔진 힌두신이 어느 신이냐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외부의 조각에만 신경 쓰는 나로선 흠...

2시간 정도를 둘러보고 서쪽 사원군(Western Temple)에서 나온다. 마을 저편에서 관악대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아침에 했던 퍼레이드를 아직까지 하나보다. 헐... 이거 왠지 학교에서 동원한 것 같은데 학생들 너무 혹사시키는 거 아냐? ㅋㅋㅋ


카주라호 자이나교 사원

다음 일정으로 자이나교 사원에 가기 위해 대충 지도 확인 후, 방향을 잡고 터벅터벅 걸어갔다. 몇 걸음 안 걸으니 한 릭샤 아저씨가 다가와 계속 릭샤 타고 가란다. 에라~ 그러지머... 친구랑 5루피씩 내고 10루피에 자이나교 사원까지 타고 간다. 역시 돈이 편하긴 편하다. ㅋㅋㅋ

자이나교 사원 옆에는 박물관(Jain Museum)이 위치해 있다. 입장료도 저렴하여(5Rs) 한번 들어가 본다.

역시나 싼 게 비지떡이라 했던가? 한마디로 특별히 볼 만한 것은 없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조각들을 수습하여 작은 박물관을 만든 것 같았는데 깨진 조각들도 많고 예술성도 떨어지는 것들 일색이었다. 적어도 내 두 눈에는 말이다. 내가 예술성을 따질 능력도 안되고 그럴 입장도 아니지만...*^^* 암튼 그랬다.

카주라호-자이나교사원-내부
▲ Jain Museum 내부, 그닥 인상적인 볼거리는 없었습니다.
카주라호-자이나교-석상의뱃살
▲ 석상의 볼록한 뱃살이 그나마 인상적입니다. ^^

이곳엔 자이나교 사원이 3개가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사원에 들어갈 때 신발 벗는 것은 물론 양말까지 벗고 들어가라 한다. 발톱 사이에서 빠지지 않는 때야!! 잠시만 좀 숨어다오~ 부끄럽다.

양말까지 벗고 들어가 자이나교 사원 내부를 둘러본다. 크게 인상적이었던 것이 있었다면 외계인처럼 반들반들하게 생긴 신상이다. 눈은 엄청 크고 옷도 안 입은 듯 반들반들, 멋없이 차려 자세로 뻘쭘히 서있는 모습이 내가 보기엔 우스꽝스럽다. 좀 신상답게(?) 성스럽게, 멋지게 만들지... 저렇게 멋없는 신상도 자이나교 신도들에겐 신처럼 느껴지겠지? 다른 힌두 신들은 그래도 신다운 카리스마라도 보이는데 여긴 그런 것도 없어 보인다. 한마디로 쫌 빈티 난다. (자이나교 자체를 무시하는 것은 아님)

카주라호-자이나교-신상
▲ 자이나교 신상, 매끈한 맨몸이 좀... 거시기합니다.

사원에서 나와 그늘에서 좀 쉴 요량으로 앉아 있는데, 건너편에 아저씨 두어 분이 계신다. 좀 물어볼 것도 있고 해서 다가가니 옆에 상점 주인이라며 나올 때 한번 꼭 들르리며 신신당부하신다. 마침 궁금했던 자이나교에 대해 물어보았다.

아저씨 왈~ 자이나교는 힌두교와 교리상으로 큰 차이점은 없지만 힌두교도들보다 훨씬 더 엄격한 생활을 한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자이나교도들은 절대 금주, 금연은 물론 철저한 채식주의를 표방한다고 한다. 닭고기도 안 먹는다. 내가 아저씬 자이나교도냐고 물으니 자기는 그럴 자신 없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ㅋㅋㅋ

이런 엄격한 규율을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자이나교엔 비록 신도 수가 많지 않겠지만, 더불어 나이롱 신자도 적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아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나머지 두 사원도 대충 훑어보고 나왔다. 헉헉... 이젠 날이 제법 더워졌다.


카주라호 동쪽 사원군 (Eastern Temple), 아이들과 유쾌한 시간

자이나교 사원에서 나와 큰 길가로 조금 걸어가 보니 저쪽 그늘 아래에 한국인 여행자 세 명이 보인다. 반가워서 인사하러 가보니 어라? 오차에서 만났던 형님, 누님들이다. 아이고 반가워라~~ ^^;;

사원 구경이고 뭐고 모르겠고, 우선 한적한 길가 옆 나무 그늘에 앉아서 무려 몇 시간 동안이나 수다를 떨었다. 뭐 그리 할 말들이 많은지... 해도 해도 웃음이 가득하다. ㅋㅋㅋ 괜히 지나가는 애들한테 장난도 치고...^^;;  너무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한~참 수다를 떨다 시간이 되어 다시 서로 갈길을 간다.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세 개의 힌두 사원이 흩어져 있는 동쪽 사원 군(Eastern Temple) 쪽으로 간다. 여긴 입장료가 없다.

올드 빌리지(Old Village) 안으로 들어서니 바랏과 나라얀이라는 두 꼬마 친구가 다가온다. 지금 동쪽 사원으로 간다 했더니 그 두 꼬맹이들은 자기가 길안내를 하겠다며 앞장선다. 착하기도 하지...^^;;

그렇게 두 아이의 인도 하에 어렵지 않게 카주라호 동쪽 사원들을 찾아다닐 수 있었다. 세 개의 사원은 서로 꽤 떨어져 있어 이 친구들 아니었으면 아마 한참을 헤맸을 것 같다.

이동 중에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는데 영어 또한 어찌나 유창하던지 내가 말하는 문법 어휘 무시한 콩크리쉬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이 친구들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본인들은 잉글리시 보딩스쿨 (영어 사립학교)에 다닌다며 자신들을 소개한다. 영어학교에 다니는 것에 자부심이 무척이나 강한 아이들이다. ㅋㅋㅋ 나라에서 운영하는 공립 힌디어 학교는 학비가 무료지만 그쪽 학교 선생들은 맨날 잠만 잔다며 힌디 학교를 은근히 무시한다. 더불어 자기 학교는 한 달에 학비로만 110루피를 내고 선생님들도 애들도 다들 공부 열심히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 너 잘난 거 알겠어 ㅋㅋㅋ 인도라는 나라에서 영어가 상류층 언어가 될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다.

첫 번째로 간 자바리 사원... 푸른 초원 위에 덩그러니 홀로 서 있는 모습이 왠지 외로워 보인다. 전체적인 모양은 아까 서쪽 사원 군에서 보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그곳 관리원이 친절하게도 조각 하나하나를 설명해 줘 느꼈던 바는 사뭇 달랐다. 새로이 보였다고나 할까? 암튼 뭐든 제대로 알고 봐야 한다.

사원 위에 올라가 있으니 저쪽 초원에서부터 설렁설렁 바람이 불어온다. 더위를 식히기엔 안성맞춤이다. 한적하고~ 시원하니~ 좋다!!

카주라호-Adinath Temple카주라호-Ghantai Temple
▲ (왼쪽) Adinath Temple입니다. 자이나교 사원    (오른쪽) Ghantai Temple 동쪽 사원군에 위치해 있습니다.
카주라호-동쪽사원군-사진
▲ 동쪽 사원군에서 마찬가지로 카마수트라 조각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 두 사원도 아이들의 안내로 둘러보았는데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았다. 아... 배고프다... 헥헥... 배고파서 머리까지 어질어질한데 이 꼬맹이들이 자기네 학교에 구경 가자며 자꾸만 조른다.

"야 이놈들아! 나 지금 배고파 미치겠어! 근처 레스토랑이나 어서 가자!!"


학교 가자는 걸 물리치고, 한참이나 걸어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우선, 오늘 하루 길 안내도 해주고 간략히 사원 설명도 해준 아이들이 너무 고마워 아이들에게 콜라 한 병씩 물렸다. 그러고 나니 왠지 흐뭇하다. ㅋㅋㅋ

"수고했다 애들아~ ^^;;"

식사 중에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물어보니 영어학교 학생답게 꿈도 야무지다. 바랏은 의사가 되고 싶다 하고 나라얀은 사립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다 한다. 여기서 또 "사립"을 특히 강조한다. 프라이빗 스쿨~

카주라호에서-만난-아이들
▲ 동네에서 만났던 사립학교 다니던 꼬맹이들 ^^

한참을 놀았다. ^^;; 주소를 교환하고 내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너네가 엽서나 편지 나한테 보내주면 내가 한국 가서 볼펜이랑 노트랑 보내주려고 하는데 어때?"

순간 애들 눈빛이 달라진다. ㅋㅋㅋ 나라얀은 자기가 동전 수집한다며 동전도 보내달라고 한다. 보낼 때 그냥 소포에 넣으면 우체국 놈들이 슬쩍하니까 따로 소액환 형식으로 보내달라는 야무진 소리도 한다. 거참... 세상 많이 살았네... 쪼그만 것들이.. ㅋㅋㅋ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얘네들이 우표값을 달라는 게 아닌가! 참네...

"애들아 엽서는 너네들이 나한테 주는 선물이니까 너네들이 돈을 모아서 나한테 보내줘야지 나한테 돈을 달라면 어떡하니? 한 달 후든 두 달 후든 상관없으니까 우표값 모이는 데로 보내면 돼!"

라고 했더니 이내 얼굴들이 어두워진다. 우표값 8루피(220원 정도)가 얘네들한테는 큰돈이었나? 아무튼 이 친구들과 그런 약조를 하고 헤어졌다.

편지가 진짜 올까? 안 올까? 결국, 아직까지 안 오고 있다. ㅠ.ㅠ


카주라호에서 기차표 예매하기

호텔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기차표 예매를 하러 갔다. 기차역도 없는 카주라호에서 웬 열차표? 알고 보니 카주라호 버스터미널에서 기차표 예매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대신 약간의 커미션이 있다.

오후 5:30까지 예매를 해주는데 정확히 그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사트나(Satna) 역에서 성스러운 힌두 최고의 도시 바라나시(Varanasi)까지 표를 끊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좌석이 없어 또 웨이팅이다. 대기 14번이라 금방 풀릴 것은 같다만... 표를 파는 안내양도 확신은 못한다. 젠장... ㅡ.ㅡ;; 예매창구 문을 닫고 나오며 해지는 카주라호를 걷는다. 그리고 밤이 되었다.


밤새 계속되는 독립기념일 기념 공연

짜이나 한잔 할 심사로 길거리에서 짜이 한잔을 마시고 있는데, 동네 건달 같은 놈들이 다가와 저쪽 동네 안에서 다양한 공연을 하니 구경 가자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독립기념일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따라나섰다.

참! 그 건달(삐끼인 듯)들은 한국 이름도 갖고 있었다. 게 중 '한석규'가 가장 많았다. 어휴 귀찮아...

축제 분위기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컴컴한 골목을 한참 가니 저쪽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다. 동네 전체가 너무 조용해 이상하다 했더니 여기 다 있었다. ㅋㅋㅋ

도착한 행사장에선 마더 테레사의 무슨 영어학교 아이들이 준비한 다양한 공연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치 학창 시절 학예회 분위기와 비슷하다. 복잡한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앉으니 외국인이라고 좋은 자리를 하나 마련해 준다. ㅋㅋㅋ 고마워요~

공연은 아이들이 준비한 노래, 댄스, 콩트 등 무척 다양했다. 한바탕 신나는 댄스가 이어지더니 한 여자 아이의 구성진 인도 노래가 이어지고, 이어 왁자지껄한 콩트가 연출된다.

언제나 빠지지 않는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도 있다. ㅋㅋㅋ 또한, 중간중간에 돈 많은 동네 유지들이 즉석에서 기부금을 냈는데, 사회자는 그걸 또 누가 얼마를 냈네 하며 연신 떠들어 댄다. 그러면 자리에서 일어나 그 많은 청중 앞에서 거들먹거리는 배불뚝이들의 모습이란... 어딜 가나 비슷한 모양이다.

카주라호-독립기념일학예회
▲ 독립기념일 기념 학예회(?)가 동네 어귀에서 열렸습니다.
카주라호-독립기념일학예회에-몰려든-인파
▲ 정말 수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카주라호-독립기념일학예회-구경중
▲ 북적북적한 사람들 틈에 저도 자리를 잡아 앉았습니다.
카주라호-독립기념일학예회-콩트연기중
▲ 콩트 연기 중... 무대 뒤 테레사 수녀님 초상이 인상적입니다.
카주라호-독립기념일학예회-대상수상자의-노래
▲ 오늘 학예회 1등 시상식, 어찌나 노래를 구슬프게 잘 부르던지, 이 지역에서 유명한 아이라네요

쪼그리고 앉아 2시간 정도를 봤는데도 끝이 보이질 않는다. 옆에 앉은 아이한테 물어보니 밤 11시 반은 돼야 끝난다 한다. 결국 몸이 너무 곤하여 중간에 돌아온다.

휴~~ 오늘 하루도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갑자기 이 노래가 떠오른다. 보람찬~ 하루 일을~ 끝내 놓고서~~ ㅋㅋㅋ

PS: 난 같이 다니는 친구가 자전거를 못 타는 관계로 줄곧 걸어 다녔지만 카주라호는 자전거로 다니기 딱 좋은 도시였다.

또한, 카주라호에서 2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르네 폭포라는 곳이 있는데, 내가 갔을 땐 사람들이 물이 거의 말라 별로였다 하여 깨끗이 포기하였다. 다음에 또 올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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