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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오차! 오르차! 아름다운 시골 마을 - DAY 21

by Reminiscence19 2019. 7. 5.

인도 배낭여행 스물 하루째 날 - 오차! 오르차! Orchha! 아름다운 인도 시골 마을

  • 평화로운 오차의 아침
  • Chaturbhuj Temple
  • Chhatris
  • 오차의 매력
  • 오차에서의 한가로운 시간

썸네일-인도 오차


1월 24일 (목)


평화로운 오차의 아침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들어가려다 입장료 때문에 안 들어갔던 성에 가보기로 한다.

다리를 건너고 입구로 들어서는데... 어라? 매표소에 사람이 없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 안내판을 훑어보니 9시부터 입장이란다. 그래도 그냥 올라가는 길이 있길래 올라가 본다. 계단을 올라가니 아쉽게도 높은 곳으로 가는 입구는 모두 잠겨 있다. 그러면 그렇지... 아쉬운 마음에 발길을 돌린다.

인도-오차마을의-쉬스마할
▲ 오차 마을의 쉬스마할
인도-오차-Chaturbhuj-사원내부
▲ Chaturbhuj 사원 내부, 버려진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껴 봅니다.

소떼를 몰고 가시는 할아버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짜이 한잔씩 하시는 동네 청년들, 이제 막 상점을 열고 물건을 챙기는 상인들. 작은 마을 오차의 아침은 너무나 고요하고 평화롭다.

인도-오차의-아침풍경
▲ 이른 아침, 소떼를 몰고 오시는 할아버지
오차에서-색깔별로-모인-소떼사진
▲ 소떼가 색깔별로 모여 있습니다. ㅋ

어제저녁을 먹었던 탈리 집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이 식당에는 KeKe라는 15살 난 친구가 있는데 어린 나이에도 식당 일을 씩씩하게 하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기특하고 착하다. 학교는 벌써 다 마쳤다 하고, (초등교육만 받은 듯..) 지금은 아버지 일을 이어받아 열심히 살고 있는 아이였다. 나이 열다섯이면 인도에서 아이는 아니다. ㅋㅋㅋ

아침에 그 녀석한테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싸고 맛있어요!!"를 가르쳐 주는데 어찌나 깔깔대며 웃었는지 모른다.

힌디어로 발음을 받아 적으며 열심히 외우는 모습, 그리고 배운 것들을 바로바로 써먹고, 자기 형한테도 알려주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ㅋㅋㅋ 그런데, 발음 연습을 하면 할수로 점점 이상해 진다. 매번 교정을 안 해주면 도저히 이게 어느 나라 말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다.


Chaturbhuj Temple

한참을 놀다 숙소 바로 옆에 귀곡산장처럼 버려진 채 우뚝 솟아 있는 Chaturbhuj Temple에 찾아간다. 아침에 잠깐 왔을 땐 입구가 잠겨 있었는데, 이젠 열려 있다. (아침에 가려했던 입장료 내는 성은 아님)

사원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압도당하는 분위기... 유럽의 대 성당보다 왠지 더 고풍스러워 보이는 왠지 모를 위압감에 등골이 오싹하다.

이곳은 전혀 관리가 되어 있지 않은 듯 폐허 상태로 버려져 있는 듯했는데 구경하러 들어온 사람도 없을뿐더러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자란 잡초와 군데군데 부서져 내린 흙벽이 스산한 분위기를 더욱더 만들어 가는 것 같다.

인도오차-Chaturbhuj-Temple입구
▲ Chaturbhuj Temple 입구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어둡고 좁고 매우 가파른 계단이 보인다. 아무 망설임 없이 올라가 보기로 한다. (참... 겁도 없는 놈일세...)

중간에 길을 막고 서는 원숭이와 새들을 물리치고 계속해서 끝없이 올라갔다. 어떤 계단은 깨지고 높아 거의 암벽등반을 해야 할 수준으로 매우 가파르다.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곳에 다 달았을 때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풍경...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과 푸른빛은 대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우와~ 진짜 진짜 좋다. 유~후~"

인도-오차-전경사진
▲ 사원 옥상에 오르나 저 멀리 쉬스마할이 한 눈에 들어 옵니다.

저~ 아래쪽엔 개미만 한 사람들이 크리켓을 즐기고 있고 반대편 채소가게에서는 주인이 소들을 쫓아내고 있다. 저 멀리 강물은 유유히 흘러가고 다리 건너에 성은 푸른 녹음에 둘러 쌓여 있었다.

어라? 그런데 여기서 보니 그 성이 성곽으로 둘러 쌓여 있는 작은 섬에 위치해 있다. 오호라... 여기저기 부서져 뭔가 궁금했던 것들이 성벽이었구나.

그곳에 올라가고 나서 오늘 카주라호(Khajuraho)로 떠나려 했던 일정을 바꾸어 하루 더 이곳에서 머물기로 한다. 캬~ 여기 오차 마을, 참 좋다.


Chhatris

Temple에서 내려와 강 저편에 위치한 Chhatris에 가보기로 한다. 가다가 단체 패키지여행 팀을 만나 생수도 한통 선물 받았다.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버스가 정말 끝내주게 좋다.

인도오차-Chhatrics사진
▲ Chhatrics는 밖에서만 바라봅니다. ㅋ

Chhatris가 겉보기에 좀 괜찮다 싶었는데 역시나 입장료를 받는다. 내가 이 폐허 같은 곳에 입장료를 낼 것 같으냐? 내지 않고 그냥 담 밖으로 돌았다.

외관만 봐도 꽤 괜찮군. 만족하고 있는데, 한 농부 할아버지가 전망 좋은 곳을 아신다며 자기를 따라오라 한다. 오호라~ 논을 가로지르고 개울을 건너 한참을 따라가니 정말 좋은 곳이 나온다. 주위를 보니 이곳도 누군가의 거처(사두의 처소)인 듯하다. 할아버지는 흐뭇해하며 가시고, 한동한 멍하니 사원 옆을 비껴 흐르는 강가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오차의 매력

이곳 오차는 낡고 고풍스러운 성곽과 성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어떤 곳은 발굴작업을 하는지 복원 공사하는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 훼손된 채 풍파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곳들이 더 마음에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한 세월의 생채기들도 자연의 작품이라 그런 것일까?

인도-오차마을-뗄감지고-가는-아낙내들
▲ 땔감을 지고 가는 동네 아낙네들...

이곳에서는 장기적으로 체류하는 여행객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풍경을 아주 멋지게 스케치하며 돌아다니던 친구도 만날 수 있었다.


오차에서의 한가로운 시간

한낮에 내리쬐는 햇볕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따사롭다. 하지만 저녁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싸늘해지는 날씨 덕분에 나는 물론 다들 감기는 달고 다닌다. 이런... 아까 먹은 감기약 기운이 돈다. 숙소에서 오랜만에 낮잠이나 자자!

오후 4시 반이다. 아침에 올라갔던 사원 옥상에 다시 올라간다. 그런데 갑자기 Pen 달라며 한 꼬맹이가 쫓아온다. 어라? 그런데 이 녀석이 옥상까지 따라나선다. 약간 짜증은 났지만 그래도 덕분에 심심하진 않아 좋다.

삼각대를 세워놓고 사진 찍을 때도 모델처럼 세워놓으니 편하다. ㅋㅋㅋ 녀석이 이곳저곳 사진 찍기 좋다며 소개하는 터에 정신없이 필름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참 재밌는 친구다. 이곳에서 일몰이나 보고 가려했지만 왠지 분위기가 5시에 문 닫는 것 같아 서둘러 내려온다.

인도오차사원에서
▲ 계속 따라다니던 꼬마녀석과 사원 옥상까지 올랐습니다.
인도-오차-사원옥상에서
▲ 사원 옥상에서... ^^
인도-오차마을-전경사진
▲ 오차 마을 전경...
오차에서-동네-꼬마사진
▲ 따라다니던 녀석.... 사진이 꽤 찍혔네요 ㅠ..ㅠ
인도-오차사원에서
▲ 녀석이랑 사진도 참 많이 찍었습니다.
인도-오차에서-찍은사진
▲ 삼각대 세워 놓고 이런 사진도 찍었네요 ㅋㅋㅋ

오늘 저녁, KeKe네 탈리 집은 대만원이다.

녀석은 아까 배운 한국말들을 잘도 써먹는다. 신통한 녀석... 오늘 새로 오신 한국분들도 있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내 방에 모여서 또 이야기하고, 역시 한국사람이 좋다.ㅋㅋㅋ

오차에서의 이틀은 내게 너무나 아름답게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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