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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핑크시티 자이푸르 하와마할, 라즈 만디르 - DAY 15

by Reminiscence19 2019. 7. 1.

인도 배낭여행 열 다섯째 날 - 핑크시티 자이푸르, 라즈 만디르 영화관, 하와마할

  • 핑크시티? 아니~ 브라운 시티 자이푸르 (Jaipur)
  • 왁자지껄 자이푸르 시내 관광
  • 인도 최고의 영화관 자이푸르 라즈 만디르
  • 늦은 시간에 호텔로 돌아가는 길

썸네일-핑크시티 자이푸르, 라즈 만디르 영화관, 하와마할


1월 18일 (금)


핑크시티? 아니~ 브라운 시티 자이푸르

어젯밤 늦은 시간까지의 비구니 스님들과 숙소에서 담소를 나눈 덕분에 오늘은 엄청 늦게 일어났다. 대충 씻고 나가려고 폼을 잡으니 벌써 점심때가 다 되어간다.

인도에 배낭 하나만 메고 따로따로 왔지만 자이푸르에서 뭉쳐 하나의 일행이 된 다섯 명은 우선 구시가 쪽으로 무작정 걸어가기로 한다.

몇 걸음 걷다 보니 배속에서 꼬르륵... 꼬르륵... 밥 달라고 난리도 아니다.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다들 눈에 보이는 식당으로 직행! 35 루피 하는 엄청난 양(量)의 초면으로 한 끼를 때우고 자이푸르의 랜드마크인 바람의 궁전, '하와 마할'로 향한다.

누가 자이푸르(Jaipur)를 핑크시티라 했는가. 막상 가보니 핑크(Pink)가 아니라 갈색빛의 브라운(Brown) 시티다. 온통 적갈색 건물들로 쫙 깔린 도시는 내가 상상했던 것과 달라 별로다. 에이...

기대했던 것보다
아담했던 하와 마할에 콧방귀를 뀌며 사진만 간단히 찍고 시티 팰리스(City Palace) 쪽으로 들어갔다. (참고로 하와 마할 건너편 신발가게 2층으로 가면 좋은 앵글을 잡을 수 있다. 혹시나 안내하는 사람이 돈을 요구하면 生~)

하와마할
▲ 자이푸르 중심가에 위치한 바람의 궁전... 하와마할...

수많은 아니 엄청난 비둘기 떼가 무리를 이루어 날았다 앉았다 한다. 작년 유럽에서도 이렇게 많은 비둘기 떼는 보지 못했었는데 아무튼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보다 엄청나게 많다.

길거리는 나귀, 돼지, 말, 소, 염소, 원숭이 등등 동물 천지다. 흡사 이곳이 동물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ㅋㅋㅋ

구시가 내엔 엄청난 비둘기 떼들이비둘기떼
▲ 구시가 내엔 엄청난 비둘기 떼들이.... 알고보니 주위에 곡물파는 노점이 즐비했다는...
자이푸르 중앙 박물관 앞
▲ 자이푸르 중앙 박물관 앞.... 역시 이곳도 엄청난 비둘기떼로 덮여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비둘기떼 안으로
▲ 어마어마한 비둘기떼 안으로 ㅋㅋㅋ
다들 한 번씩 달려 봅니다
▲ ㅋㅋㅋ 다들 한 번씩 달려 봅니다.


물어 물어 City Palace 입구로 찾아갔다. 입장료가 엄청나다. 결국 같이 간 일행 모두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말았다. ㅋㅋㅋ 현데
!! 사진을 찍고 나오려는 순간!

"어~~ 라?"

아우랑가바드 버스투어 때 만난 누님(캐나다인 남편과 결혼한...)이 박물관 안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오~홋~~ 엄청 반가웠다. ^^;;

누나는 아우랑가바드에서 나랑 같이 다녔던 친구들도 우다이푸르에서 우연히 봤다며 둘이서도 씩씩하게 잘 다니는 것 같다고 하신다. 역시 눈앞에 닥치면 못하는 게 없나 보다. 나랑 다니며 맘 느긋하게 먹고 졸졸 따라만 다니던 친구들이었는데... ㅋㅋㅋ

누님 부부는 아우랑가바드에서 그랬던 것처럼 자이푸르 시티투어에 참여 중이라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누진 못했다.

길거리에서 옛날 아날로그식 카메라로 사진 찍어주시는 할아버지
▲ 길거리에서 옛날 아날로그식 카메라로 사진 찍어주시는 할아버지
길에서 바로 현상해 주십니다.
▲ 이런 식으로 길에서 바로 현상해 주십니다.

 

왁자지껄 자이푸르 시내 관광

그때부터 구시가에 끝없이 늘어선 상점에서 본격적인 쇼핑을 시작한다.

쇼핑이라 해 봤자 몇 천 원 안 되는 여행 필수품들이지만 말이다. 나는 그냥 졸졸 따라다니며 친구들이 거의 다 깎아놓은 가격에 맘에 들면 하나씩 사곤 했는데, 여간 편한 게 아니다. ㅋㅋㅋ

자이푸르 시장,
바자르 사진을 찍으며 이 잡듯 돌아다니다 'Central Museum' (중앙 박물관) 쪽으로 걸어간다. 커다랗고 고풍스러운 건물이 꽤 멋있다.

마침 박물관(Museum) 앞에 마차 한 대가 있다. 한번 타보자! 우르르 몰려가 가격협상을 했고, 20루피에 인도 최고의 영화관 라즈 만디르(Raj Mandir)까지 갈 수 있었다.

따그닥! 따그닥! 마차에 타서 달리는 말 궁둥이를 보니 실룩거리는 게 너무 재밌다. 다들 별거 아닌 거에도 까르르 웃음꽃이 만발한다.

마차타고 라즈 만디르 가는 중
▲ 마차타고 라즈 만디르 가는 중 ^^


마차에 올라타 10분 만에 벌써 라즈 만디르 영화관에 도착했다.
아니! 벌써? 아쉬웠지만 뭐 다시 돌아가자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쉬운 마음에 투덜투덜거리며 내린다. 조금만 빙빙 돌아서 오시지. ㅡ.ㅡ;;


인도 최고의 영화관 자이푸르 라즈 만디르

라즈 만디르 극장에 표를 사러 가니 저녁 6시 30분에 시작하는 영화를 봐야 했고, 표는 45분 전인 5시 45분부터 판다고 한다. 으휴~ 아직 2시간이나 남았다. 조금만 더 빨리 왔더라면 방금 전에 시작한 영화를 볼 수 있었는데 아까비... 다들 하는 수 없이 영화관 바로 옆에 있는 맥도널드에 들어가 시간이나 때울 겸 들어가 보기로 한다.

2002년 라즈 만디르 영화관 앞
▲ 2002년 라즈 만디르 영화관 앞에서

맥도널드에 들어가는 순간, 아니 이게 웬일인가! 인도 맥도널드의 분위기가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다. 메뉴에 고기 들어있는 햄버거는 눈을 씻고도 찾을 수 없고 (대신 야채튀김류가 들어간 듯 보였다.), 입구에 문 열어주는 도어맨까지 있는 것을 보아하니 아무나 함부로 못 가는 그런 곳인 모양이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드나드는 한국의 맥도널드인 줄 알았는데 도어맨이 문 열어줄 때부터 무척 당황스러웠다.

맥도널드 안에 앉아 있는 손님들 대부분도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대부분 유창한 영국식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고, 차림새나 피부 또한 문밖의 사람들과 확연히 구별되었다.

어느 나라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단순한 빈부의 격차가 아닌 엄연한 신분의 차이에서 오는 Gap... 아직도 인도 깊숙이 뿌리 박혀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카스트제도의 단면을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다.

영화관 티켓은 3종류로 좌석의 위치에 따라 가격이 책정된다. 제일 안 좋은 맨 앞자리는 20루피, 뒤쪽 자리는 50루피, 그리고 2층의 로얄석은 80루피다. 80루피짜리는 좀 그렇고 그래도 이왕 보는 거 좋은대서 보자는 생각에 50루피짜리로 결정한다. (20루피짜리 보자고 우기는 사람들도 있었음. 우리는 가난한 여행자임을 잊지 말자며...ㅋㅋㅋ)

영화관 티켓을 살 때도 신기한 점이 있었다. 남자 여자 따로따로 줄을 서서 티켓을 사는 것이다. 당연히 남자들 줄이 훨씬 길어 부랴부랴 맥도널드로 가 여자애 한 명을 끌고 와서 세웠다. ㅋㅋㅋ 영국의 지배를 오랫동안 받아서 그런지 여성에 대한 예우는 상당하다.

암튼 이래저래 예약을 하고 맥도널드로 돌아오니 반가운 사람을 또 만났다. 아까 봤던 그 누님과 이동하며 2번이나 만났던 프랑스인 부부 ^^;; 사람들 루트가 대부분 거기서 거기인듯하다. ㅋㅋㅋ

누님은 벌써 친구들과 이야기꽃이 한창이다. 난 프랑스인 부부에게 이 영화관이 인도에서 제일 좋은 영화관이고 인도영화는 힌디어 몰라도 대충 이해할 수 있다 하니 얼른 가서 표를 끊어 온다. ㅋㅋㅋ 내가 무슨 영화관 가이드도 아니고 뭐하는 짓일까?ㅋㅋㅋ

시간이 되어 극장에 들어간다. 우와~~~ 이거 장난이 아니다. 실내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극장이 아니라 거의 오페라하우스 수준이다. 고풍스러운 장식과 포근하게 깔린 카펫, 은은한 조명등 유럽의 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대단하다. (아이고 촌스러, 그만 입 좀 닫아야지!! ㅋㅋㅋ)

드디어 영화 시작. 영화는 대형 스크린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멋진 남녀 주인공과 그들의 노래, 댄스들로 꽤 볼만하였다. 대충 감을 잡아보니 과거가 있는 여자와 그를 좋아하는 남자들 간의 밀고 당기고 하는 러브스토리인 듯 보였는데 확실히 이해가 되진 않았다. 그래도 음악과 춤이 있었기에 무척이나 흥미로왔다.

라즈 만디르 극장 내부
▲ 라즈 만디르 극장 내부

쉬는 시간. 영화가 길어 중간에 쉬는 시간도 있다. ㅋㅋㅋ

불이 켜지자 시키지도 않았는데, 옆에 앉아 있던 인도애들이 다가와 너무나도 자세히 스토리를 얘기해 준다. 한 친구는 벌써 세 번째 보는 것이라며 이 뒤에 있을 내용까지 좔좔좔~ ㅋㅋㅋ 그동안 아리송했던 우리들은 그제야

"아...~~"
하며 도통한 소리를 한다. 스포일러가 때론 고마울 때가 있다.

영화는 2시간 반 정도 상영되었고(다른 인도영화에 비해 짧은 수준임) 나와보니 날은 이미 어둑어둑하다.

라즈 만디르 극장 야경
▲ 영화를 다 보고 나오니 벌써 밤입니다. 라즈 만디르 극장 야경
길거리의 인도 영화 포스터
▲ 길거리의 인도 영화 포스터들... 인도는 1년에 제작하는 영화편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답니다.

 

늦은 시간에 호텔로 돌아가는 길

영화관에서 나와 호텔로 돌아가려고 하니 이런... 호텔 이름을 아는 사람이 5명 중에 아무도 없다.

허걱...
어쩌나... 어쩌나...

에라 모르겠다 싶어 다들 그냥 걸었다. 밤 9시가 넘은 시간 5명의 코리안은 자이푸르 도심을 가로질러 이름도 모르는 숙소로 찾아 헤맨다. 론니 플레닛 지도 한 장만 달랑 들고 말이다. 그나마 대충의 방향감각이 있었기에 불행 중 다행.

위험하지만 않다면야 밤거리를 다니는 것도 그다지 나쁘진 않았다. 무엇보다 우린 다섯 명이라 든든했고, 박시시 요구하는 거지님들도 다 퇴근하신 데다가 (간혹 어두운 곳에서 불쑥불쑥 나타나는 야근자들 때문에 놀라기는 했음.^^;;) 막상 걸어가 보니 그다지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숙소 근처에 거의 도착할 때가 되니 어디서 솔솔 맛있는 냄새가 풍긴다. 냄새를 따라가 보니 우히히^^ 구이집이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리가 있겠는가!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들어가 탄도리 치킨, 생선구이, 닭요리 등등시켜 맥주와 함께 싸들고 왔다. 야호! 신난다 ^^;;;

숙소로 돌아와 주린 배를 채우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다 보니 또 새벽 1시가 넘었다. 벌써 이렇게 됐군... 다들 피곤하여 서둘러 방으로 돌아간다. 그래도 아~ 기분 좋다.

오늘 하루도 보람찬 하루였다.
"Good Night~ My Friends~"
"See you Tomorrow~"
한 잔씩 해서 그런지 어라? 이젠 다들 영어로 말하네? ㅋㅋㅋ 어느덧 자이푸르의 새벽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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