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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1박2일 푸쉬카르 사막 낙타 사파리 (Pushkar) - DAY 13

by Reminiscence19 2019. 6. 30.

인도 배낭여행 열 셋째 날 - 1박 2일 라자스탄 푸쉬카르 사막 낙타 사파리

  • 푸쉬카르(Pushkar)의 고요한 아침
  • 푸쉬카르 낙타 사파리 예약하기
  • 푸쉬카르에서 낙타 타고 사막 사파리
  • 숙영지(?) 도착, 그리고 사막의 밤

썸네일-인도 배낭여행 열 셋째 날 - 1박 2일 푸쉬카르 사막 낙타 사파리


1월 16일 (수)

푸쉬카르(Pushkar)의 고요한 아침

푸쉬카르에서의 첫 아침을 시장에서 시작한다. 좀 이른 시간이라 대부분 상점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한참 둘러보고 있는데, 어제 날 짜증 나게 만들었던 놈이 다가와 친구라며 접근한다. 에잇! 짜증 나는 녀석! 안면 몰수하고 쌩~~

푸쉬카르는 '도시'라기보다는 '마을'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곳이다. 마을 중앙엔 잔잔한 호수가 위치해 있고 그 주위를 호수로 접근하기 위한 계단인 '가트'와 집들이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호숫가의 가트에는 이른 아침부터 자신의 신께 경배를 드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한가로이 전망 좋은 루프탑(Rooftop) 레스토랑 식당에 앉아 물끄러미 고요한 푸쉬카르 아침 풍경을 내려다본다. 캬~ 이거 너무 호사하는 거 아냐? ㅋㅋㅋ

푸쉬카르-호수
▲ 푸쉬카르 호수, 이 호수 주변으로 마을이 옹기종이 모여 있습니다.

시장에 위치한 우체국이 문을 열었다. 어제 밤새 적었던 엽서를 보낸다.

참! 엽서에는 우표 위에 스탬프를 찍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정말 그럴까? 싶기도 하지만 우체국 직원이 스탬프를 안 찍고 우표만 다시 뜯어 꿀꺽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한다. ㅋㅋㅋ


푸쉬카르 낙타 사파리 예약하기

푸쉬카르에 오는 목적은 딱 하나, 낙타 타고 떠나는 사막 사파리다. 오후에 떠나는 팀이 있는지 사파리를 알아보러 나선다. 우다이푸르에서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면 좋으련만 여기저기 둘러봐도 당체 보이질 않는다. 벌써 떠나버린 것일까?

아무튼 혼자서라도 하겠다는 심사로 여기저기 여행사에 물어보니 혼자는 좀 힘들다며 일행을 구해보라 한다. 거참... 난감하다.

마침 여기저기 한국인과 외국인 일행이 보이길래 이 몸 하나 껴보려 노력했건만 한국인 단체배낭팀에선 영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고, 서양인들끼리 가는 팀은 왠지 내가 정이 안 간다. ㅡ.ㅡ;; 그러던 순간 운 좋게도 한 골목에서 우다이푸르에서 만났던 친구들을 만났다.

"오메~ 반가운 거~~~"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늘 3시에 사파리 하러 떠난다고 한다. 나를 여태까지 찾았다는 말에 눈물이 찔끔! 1박 2일짜리 사파리를 단돈 200루피에 계약했으니 어서 가서 한 명 더 추가하라고 한다. 그리곤 얼씨구나 하고 그들이 가르쳐준 여행사로 찾아갔다.

"저기요 아까 그 사람들에 저 한 명 더 추가할게요... 여기 있어요 200루피!!"
"200루피에 안돼요! 250루피 내놓으셔!"
"뭐라고? 이런 썩을 놈들을 봤나! 아까 저 일행들한테 200루피에 해 줬잖아요!"
그랬더니 하는 말~

"내 낙타는 무척 바쁘다.
"아까 그 사람들 예약하고 1시간 정도 지났는데 그새 내 낙타는 20km나 먼 곳으로 가 돌아오기 힘들다"며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는 배짱투로 나온다.

거참 어이가 없어서 원. 안 되겠다 싶어 애교작전으로 돌입! 큰 사기를 당해 가난한 여행자라는 공갈 협박에 비굴함을 섞어 겨우 겨우 흥정. 결국, 230루피에 합의를 봤다. 그리고는 웃으며 한국산 욕을 한 바가지 선사한다. ㅋㅋㅋ

사파리가 출발하는 오후 3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 시장에서 10루피짜리 샌드위치를 사 먹고 돈이 떨어져 환전도 한다. 밤에 구워 먹을 감자와 고구마도 산다. 이젠 얘기할 친구들이 많아져 심심하지 않아 너무 좋다! ㅋㅋㅋ


푸쉬카르에서 낙타 타고 사막 사파리

오후 3시... 사파리 에이전시(Agency)에서 우릴 낙타가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 가는 길에 호수 위 다리를 건넜는데 성스러운 호수라 그런가? 모두들 신발을 벗고 건너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낙타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 바쁘다는 낙타는 왜 그렇게 많은지... 낙타 천지다. 어이구 속 터져 ㅋㅋㅋ

우리를 1박 2일 동안 안내할 가이드들과 간단히 인사한 뒤, 한가롭게 앉아서 졸고 있는 낙타 등에 올라탄다.

처음 타보는 낙타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벌떡 일어선다. 허거걱!!! 이 놈들 특성이 뒷다리부터 일어서고 나서 앞다리를 펴는데 순간 앞으로 굴러 떨어질 뻔했다. 낙타가 앞다리까지 쭈욱 펴 일어서니 몸이 하늘로 쑥~ 하고 솟아오르는 기분이다. 와~ 끝내준다. 생각했던 것보다 높이가 상당히 높다.

"야호~ 신난다. 출발~ 사막으로 가자~ ^^"

푸쉬카르-사막사파리-낙타
▲ 내가 타고 간 낙타 ^^ 모래에 온 몸을 비비며 널부러져 있음...
인도-푸쉬카르-낙타타고-사막가는길푸쉬카르 낙타사파리 하는 중
▲ 낙타 타고 푸쉬카르 사막으로 가는 길... 신난다. ^^
푸쉬카르-낙타사파리하며-찍은사진
▲ 낙타 높이가 상당히 높습니다. ^^;;;

뚜벅뚜벅 6마리의 낙타가 줄지어 사막으로 향한다.

푸쉬카르(
Pushkar) 사막... 잡초가 무성했던 그 사막은 우리가 흔히 상상했던 순수한 모래로만 이루어진 그런 사막은 아니었다. 이런 사막인 줄 알고 찾은 푸쉬카르였기에 막상 마주한 그 풍경에 실망하진 않았다. 오히려 푸쉬카르 사막이 갖고 있는 그 모습이 나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인도-푸쉬카르-사막풍경
▲ 푸쉬카르 사막... 이게 사막이랍니다. ㅋㅋㅋ
잡풀이-무성한-푸쉬카르-사막전경
▲ 잡풀이 무성한 푸쉬카르 사막... 모래는 있음 ㅋ

한 시간쯤 왔을까? 한 경치 좋은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모래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오~~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바닷가 백사장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모래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니 그 좁은 손가락 사이로 조금씩 조금씩 빠져나가는 모래가 여간 간질거리는 게 아니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증명사진 박고 한참을 논다. 그리고 다시 출발~ 두 번째로 낙타에 타니 이젠 조금 요령이 생겼다.

인도-라자스탄-푸쉬카르-사막에서만난-물소-버팔로
▲ 낙타 타고 가다가 만난 물소들 ~~ 버팔로 ^^

다시 Go.. Go... 앞뒤로 까딱까딱 움직이는 리듬에 맞춰 타는 낙타 타기가 재미는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사타구니가 당기고 아파온다. 발을 안장 같은 곳에 올리고 가야 하는데, 마땅한 공간이 없어 그냥 주욱 내리고 갔더니 움직일 때마다 계속해서 사타구니 근육이 단련(?)된다. 아~~ 진짜 아프다. 양반 다리도 했다가 다리를 앞쪽으로 모으기도 했다가 암튼 나름대로 최적의 자세를 위해 부단히 애쓴다. ㅠ..ㅠ

푸쉬카르-낙타-옆에서
▲ 낙타 옆에서 한 컷 ㅋ

내 뒤에서 낙타를 끌어주던 15살 몰이꾼 아이가 내가 탄 낙타 이름이 'Victory'라고 알려준다.

둘이서 타고 가며 이런 낙타 한 마리 값이 얼마고 녀석은 한 달에 얼마 정도 버는지 이것저것 물어봤었는데, 안타깝게도(^^)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난다. 대충 가물가물 기억나는 것이 그 녀석 한 달 동안 버는 돈이 한화 20,000원 정도밖에 안되었다는 사실... 나이가 많아지면 더 받긴 받는 모양이었지만 솔직히 너무 적었다.

녀석이 갑자기 한국 진도 아리랑을 구성지게 한 소절 뽑는다. 생각보다 엄청 잘 불러 어떻게 배웠냐고 하니, 방문하는 한국인들한테 듣고 배웠다고 한다. ㅋㅋㅋ


숙영지(?) 도착, 그리고 사막의 밤

낙타 몰이꾼들은 우리를 잘 만한 곳... 아니 자야 하는 곳에 놓아두고 몇 명은 나무하러 몇 명은 또 어디론가 사라진다.  후에 알아보니 몇은 연료로 쓸 소똥 주으러 가고 나머진 저녁 먹을 것 하러 간 것이었음

어느덧 푸쉬카르 사막에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온다. 갑자기 찾아온 어둠에 서둘러 장작으로 불을 지핀다.

캠프 파이어~

장작의 대부분은 주변에 서식하는 가시나무들을 사용했는데, 줄기에 붙은 가시 하나하나가 탈 때마다 또 다른 불꽃들을 만들어 내는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따닥따닥 타들어 가는 소리 또한 낭만적이다! 우리의 그 감상을 위해 몰이꾼들은 쉴 새 없이 나무를 가져다가 지피고 있다. 쌩유~ ^^

가지고 간 감자, 고구마를 불속에 집어넣고 하늘을 보니 초승달은 벌써 지려하고 숨어있던 별들이 하나 둘 고개를 내민다. 사막의 밤이 시작된다.

푸쉬카르-낙타사파리의-밤-캠프파이어푸쉬카르-사막의-밤
▲ 사막에서 캠프파이어~~ 낙타 몰이꾼들이 노래도 부르고 재주도 넘는 장기자랑 시간 ^^

저녁 식사로 제공된 모래 섞인 맛없는 탈리를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대신 검게 탄 감자를 꺼내 맛있게 먹었다. 역시 싼 게(사파리 요금이 저렴했음^^) 비지떡인 모양이다.

나름대로 몰이꾼들은 우리를 재밌게 해 준다고 춤도 추고 불구덩이 위를 뛰어다니며 신나게 논다. ㅋㅋㅋ

한참 후 모닥불이 꺼지고 몰이꾼들이 펴 놓은 이불 위에 누워 하늘을 쳐다본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별이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제 내린 비가 그 주요 원인인 듯싶었다. 모래를
약간 파보면 약간 촉촉한 감촉을 느낄 수 있었는데 밤이 되어 온도가 떨어지고 역전층 현상이 일어나 이 모래 속 수분이 엷은 안개를 만든 것이다. 음... 100% 나의 추측이며 아닐 수도 있음 ㅋㅋㅋ

바로 며칠 전 만났던 사람들은 하늘에 별이 쏟아질 듯이 보였다던데 정말 아쉽다. 그래도 뭐 별수 있나? 그나마 있는 별들을 이불 삼아 자야지...

좀 피로했는지 내가 제일 먼저 곯아떨어졌다고 한다.
사막에서의 칠흑 같은 밤은 그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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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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